선택장애

아 오늘도 선택장애를 겪고 있는 나.

선택의 순간 우리에게 드는 감정이 어떤 걸 지 궁금해졌다. 

왜 선택이 힘든걸까. 가지 못하는 길에 대한 미련이 미리 들어서일까. 아니면 선택지가 그거밖에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는 걸까.

보통 나는 선택의 순간에 선택지로 주어지지 않은 무언가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데...

그렇다면 그 3의 대안을 내가 제시해야 할 텐데 그것도 모르겠다. 단지 내가 아는 건 그 어떤 것이 막상 또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거라는 

부정 명제로만 설명되는 그런 것.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대행사에서 선택지를 줄 때 결국 거기서 거기인 걸 던져 준다는 생각이 든다. 

"너가 골랐으니 너가 책임져야 하는거야"라는 말. 참혹하지 않은가 고작 선택했을 뿐인데 책임을 져야한다니. 

그런면에서 누군가가 영화 '500일의 섬머'에서 남자가 차인 이유는 '선택을 직접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전가만 했던 모습 때문' 이라고 얘기했던 게 기억난다. 

선택을 건네는 사람과 선택을 해야하는 사람의 관계는 격차가 너무 커서 선택만 주구장창 해야하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공감이 된다. 

그러나 선택지가 무한하다면 선택이라는 게 무의미, 불가능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오지선다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존재이고 더 심하게는 OX퀴즈를 풀면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일텐데 


그래서 나는 선택지를 만들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 선택지를 받아들기 전 몰래 시험문제를 훔쳐 본 학생처럼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미리 답을 알고 들어가려 하는 거다. 괜찮다 선택하지 않아도. 다 싫다고 거절해도 괜찮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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